* 전국귀농운동본부 산하 도시농업위원회 : 김석기 님 글
시간이 갈수록 기상이변이 일상이 되고 있습니다. 원래 이러기도 하고 저러기도 한 것이지만, 이건 도무지 종잡을 수 없습니다. 슈퍼컴퓨터를 쓴다는 기상청은 매번 날씨를 맞추지 못해서, 비싼 돈 들여서 기상후보나 한다는 욕을 먹고 있습니다. 그런데 기상청의 예보는 전체적으로는 틀리지 않습니다. 워낙 국지적인 날씨가 걷잡을 수 없이 변해서 그런 욕을 먹습니다. 그렇다고 기상청을 옹호할 생각은 없습니다. 얼른 예보 체계를 고쳐서 날씨 때문에 피해보는 사람이 적었으면 합니다.
아무튼 기상청은 전국 단위의 날씨를 예측하는 데 익숙해서 그렇다고 해도, 마냥 앉아서 예보 체계가 좋아지길 기다릴 수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어김없이 봄은 찾아왔고, 부지런히 농사를 지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뭔가 날씨를 미리 알 수 있는 손쉬운 방법은 없을까요? 그래서 오늘은 자연의 작은 움직임으로 날씨를 예측할 수 있는 우리 속담들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잘 보셨다가 올해 농사지을 때 잘 쓰셨으면 합니다.
비와 관련된 속담
먼저 비와 관련된 속담을 알아보겠습니다. 누가 뭐라 해도 날씨 예보를 잘하느냐 아니냐의 기본 요소는 비가 오는지 아닌지 맞추는 것이니까요.
• 비비새(종달새)가 울면 비가 온다.
종달새는 날씨를 감지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합니다. 그래서 옛날 사람들은 종달새가 하늘 높이 올라가며 울면 비가 올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종달새를 보기 힘듭니다. 대신 무엇으로 비의 전령을 삼아야 할까요?
• 아침 무지개는 비, 저녁 무지개는 맑을 징조
무지개는 습도가 높은 공기에 햇빛이 부딪치면서 생깁니다. 아침에 무지개가 떴다면, 해가 동쪽에서 뜨니 서쪽이겠지요. 저녁 무지개는 그 반대구요. 우리나라는 편서풍 지대라서, 공기가 주로 서에서 동으로 흐릅니다. 그러니 아침에 무지개가 뜨면 서쪽에서 습기가 가득 머금은 공기가 몰려온다는 징조입니다. 그만큼 비가 올 확률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당연히 저녁 무지개는 그 반대이니, 맑은 날씨가 될 겁니다. 이와 비슷한 속담으로는 “아침노을은 흐리거나 비가 올 징조이고, 저녁노을은 내일 아침 날씨가 좋을 징조이다.” 또 “아침노을이 서면 강 건너 소매지 마라”가 있습니다. 아침에 집을 나서다 노을이 진 걸 보면, 일기예보에서 뭐라고 했든 조그만 우산 하나 정도는 챙기십시오.
• 개미가 이사하면 비 온다.
개미는 습기를 감지하는 능력이 매우 뛰어난 곤충입니다. 밭에서 일하다 개미들이 떼로 줄지어 이동하는 모습을 보셨다면, 곧 비가 올 것이니 비를 피해 잠시 쉬면서 이야기꽃을 피우시길 바랍니다. 개미가 이사 가는 모습 말고도, 개미집 구멍에 흙이 봉긋하게 솟아 있는 걸 보셨다면 그것도 비가 올 징조입니다. 집안으로 물이 들어오는 걸 막으려고 그렇게 구멍 옆에 흙을 쌓아 놓는 것입니다. 비슷한 속담으로는 “개미가 방으로 들어오면 큰물진다.” “개미가 위로 이동하면 물고를 열어라”가 있습니다.
• 차 소리가 가까이 들리면 비가 온다.
다들 학교 다닐 때 배워서 아시다시피, 소리는 습도가 높을 때 잘 전달됩니다. 그러니 저기압이 형성되어 습도가 높아지면, 먼 곳의 소리가 더 잘 들리지요. 그만큼 비가 올 확률이 높다는 뜻입니다.
• 연기가 땅에 깔리면 비가 온다.
불을 때서 밥도 하고, 방도 데우고, 소죽도 끓이던 시절에 경험하여 나온 속담입니다. 요즘은 보일러를 돌리니 연기를 잘 볼 수 없지요. 아무튼 연기가 땅에 깔리는 것은 저기압일 때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저기압은 공기가 바닥으로 깔리고, 고기압은 반대로 위로 치솟습니다. 불 땔 때 연기가 바닥을 긴다면 얼른 빨래를 걷으세요. 비슷한 속담으로 “굴뚝 연기가 집안으로 들어오면 큰비 온다,” “연기가 오르면 맑고 옆으로 흐르면 비가 올 징조이다”가 있습니다.
• 물고기가 물 위에 입을 내놓고 숨을 쉬면 비가 올 징조.
물고기가 물 위로 입을 내는 것은 물 속에 산소가 부족해서 그렇습니다. 물 속의 산소는 비가 오는 저기압일 때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를 보고 비가 올 징조를 판단할 수 있지요.
• 산 목을 자르면 비가 온다.
산에 자주 다니시는 분들은 아실 겁니다. 산 목을 자른다는 말은 산중턱까지 저기압의 영향권에 들었다는 것입니다. 산의 중간쯤에 구름이 걸려 있으면 비가 올 확률이 높습니다.
• 달무리 한 지 사흘이면 비가 온다.
저기압일 때 나타나는 높은 구름이 하늘을 덮을 때 달무리가 나타나기 쉽습니다. 그렇다면 머지않아 비가 올 확률이 높습니다. 달무리가 뿌옇게 끼면 낄수록 그 확률은 더 높아집니다. 달무리로 날씨를 예측하는 속담은 참 많습니다. 달이 우리와 가까웠기에 그렇겠지요. “달무리 서면 비가 온다,” “달무리 졌다 장독 열지 마라,” “달무리나 해무리를 하면 비나 눈이 온다,” “해집 잡아들면 3일 안에 비가 온다.”
• 거머리터 가려우면 비가 온다.
요즘도 거머리가 있나 모르겠지만, 논일하다가 거머리에 물린 자리는 상처가 오래가고 피가 굳지 않아 몹시 가렵습니다. 그 꾸물대는 특유의 미끈한 몸만 봐도 몸서리가 쳐지는데, 그 자리에서 피까지 질질 나면 기분 정말 묘합니다. 그래도 그 특성 때문에 요즘에는 사람을 치료하는 데 쓰기도 한다니 세상에 허투루 생긴 건 없나 봅니다. 거머리에 물린 자리는 특히 날씨가 흐려 습도가 높으면 가려움증이 더합니다. 그것으로 비가 올지 아닐지 예견한다는 겁니다.
• 양떼구름은 비가 올 징조
양떼구름을 아시나요? 하늘에 양처럼 보이는 구름이지요. 이것들이 떼로 보이면 비가 올 징조입니다. 일을 끝내지 못하셨다면 서둘러 마치십시오.
• 냇가에서 물비린내 나고 제비가 낮게 날면 비올 징조
제비도 요즘 도시에서는 보기 힘든 동물이 되었습니다. 어릴 적 기억에 여름은 제비를 빼놓고 생각할 수 없는 시절이었는데, 참 세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아무튼 속담처럼 화창한 날씨에는 물비린내가 공중으로 날아가 별로 나지 않는데, 저기압에서는 공기가 깔려 물비린내가 심합니다. 그리고 벌레들이 활발하게 활동하여 먹이를 잡으려고 제비도 덩달아 낮게 날지요. 제비가 사람과 부딪칠 정도로 아슬아슬 낮게 날면 흐리거나 비가 올 징조입니다. “변소나 하수구 냄새가 심하면 비올 징조”라는 속담도 있습니다.
• 샛바람 울면 비가 온다.
샛바람은 동풍을 말하는데, 우리나라에는 온난전선이 동남풍을 타고 오기에 그 영향으로 비가 올 확률이 높다는 뜻입니다. 비슷한 속담으로 “마파람이 불면 비가 온다”가 있습니다.
• 청개구리 울면 비가 온다.
옛날이야기에도 비가 오면 엄마 무덤이 떠내려갈까 청개구리가 운다고 하지요. 청개구리는 날씨 변화에 민감하여, 습도가 높아지면 시끄럽게 웁니다.
• 별빛이 낮게 보이면 비 온다.
별이 낮게 보이는 것은 공기에 습도가 많아 빛이 굴절되어서 그렇습니다. 그만큼 별이 반짝반짝 잘 보이지요. 밤하늘의 별이 유난히 낮게 보이면 다음날 우산을 챙기세요.
• 물단지 땀나면 비 온다.
물을 담아 놓은 그릇에 물방울이 많이 맺히는 것은 공기에 습도가 높기 때문입니다. 비가 올 확률이 높다는 뜻이지요.
• 제비가 집을 안으로 들여 지으면 장마가 크게 진다.
이 속담도 제비와 관련이 있습니다. 동물들은 날씨를 예측하는 감각이 정말 뛰어납니다. 몇 년 전 인도네시아의 쓰나미 피해가 있을 때 동물은 딱 고양이 한 마리만 죽었다고 합니다. 사람은 셀 수 없이 많이 죽었지요. 제비도 그런 능력이 있나 봅니다. 이와 비슷한 속담으로는 “까치가 둥지를 높이 지으면 장마가 크게 진다”가 있습니다.
• 바랭이풀의 마디가 여러 개 생기면 여름 장마가 길고 비가 많다.
풀이 많이 자라는 것은 흐리고 비오는 날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바랭이는 땅을 기면서 마디마다 뿌리를 내리는데, 그 마디수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흐리고 비오는 날이 많다는 뜻입니다.
• 뱀이 산으로 올라가면 장마 진다.
뱀은 특히 날씨에 민감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이 죽기 때문이지요. 하루에 일정 시간 이상 햇빛을 받아야 하는 뱀에게 장마로 물에 젖기라도 하면 큰일입니다.
• 참나무에 새순이 나면 장마 진다.
참나무가 2차 생장하는 때가 장마가 지는 7~8월쯤이라고 합니다.
• 장마 때 거미가 집을 지으면 날 든다.
우리나라 장마의 특징은 계속 비가 오는 것이 아니라 잠깐잠깐 볕이 든다는 데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이상하게 우기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래도 그럴 때 거미가 집을 짓는 모습을 보면 얼른 밭에 가서 여기저기 손볼 데는 손보고 하십시오. 거미가 집을 짓는 것은 날이 개, 먹이를 잡으려는 행동이니까요.
• 뻐국새가 울면 날이 든다.
뻐국새도 종달새만큼 날씨에 민감합니다. 비가 오는데 뻐국뻐국 하는 소리를 들으면 슬슬 일할 채비를 하셔도 좋습니다.
• 새벽안개가 짙으면 맑다.
바람이 없고 고요한 맑은 날과 이른 아침에 안개가 생기기 때문에 안개가 끼면 날씨가 좋다는 뜻입니다. 새벽에 일어나 안개가 짙게 낀 모습을 보면 연장을 챙겨 밭에 가셔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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